에밀리가 아침 식사를 하는 가족들을 그린 그림에는 엄마가 네 명이나 된다. 엄마는 아침에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친구 켈리는 자기와 똑같이 그린다. 쌍둥이처럼 단짝이니까. 페어 선생님 어깨엔 날개를 그려넣는다. 천사처럼 착하기 때문에. 에밀리의 그림엔 이렇듯 에밀리의 마음 속 풍경이 그래도 펼쳐져 있다.

미술 대회날, 심사위원은 에밀리가 그린 강아지 토르의 그림을 토끼로 알고 최고의 그림으로 뽑으려 한다. 선생님이 그 그림이 강아지라고 조심스럽게 말하자 심사위원은 자기가 개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수상작을 바꾼다. 마음을 다친 에밀리는 다시 그림을 그리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마음을 다 해 그려도 최고의 그림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 것.

하지만 에밀리의 그림을 좋아하는 친구는 에밀리에게 "넌 정말 훌륭한 화가야"라고 말해준다. 친구의 말에 에밀리는 사람마다 '최고'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르고, 최고로 좋은 건 바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운동장 끝에 나뭇잎으로 덮어 두었던 자신의 그림을 다시 찾아온다.

미국 작가 피터 카탈라노토는 에밀리가 잃어버린 자신의 그림을 다시 찾기까지의 과정을 에밀리의 마음을 투영한 서정적인 그림으로 잘 표현했다. 그림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이라면 한 번쯤 느꼈을 상실감과 고민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줄 수 있는 따뜻한 그림책